▣ “난 막대기 아빠야. 막대기 아빠라고!”
보금자리 나무에서 알뜰살뜰한 아내, 올망졸망한 아이들과 살고 있던 막대기 아빠는 아침 운동을 하다 개에게 물려 가서 나무토막 장난감이 되기도 하고, 백조가 둥지를 짓는 데 쓰는 잔가지가 되기도 한다.“난 막대기 아빠야. 막대기 아빠라고!”아무리 소리쳐 보지만 사람들은 막대기 아빠를 이리 비틀고 저리 꼬아서 모래성의 깃대로 만들고, 나무칼, 가방 걸이, 활, 방망이, 부메랑 등으로 만들어 쓴다. 험난하지만 유머러스한 모험 속에서 막대기 아빠가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쓰이는 모습을 통해 작가의 재치 있는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막대기 아빠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가운데 가족들을 생각하고 그리워한다. 화롯가에 옮겨져 정신을 잃고 잠을 자던 중에도 보고 싶은 가족들의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어난다. 가족의 품을 떠나 있지만 한시도 가족들을 잊은 적이 없는 막대기 아빠와 아빠가 없으니 크리스마스도 즐거울 리 없는 막대기 가족을 통해, 가족은 늘 함께하는 존재이고 떨어져 있어도 그리워하며 마음으로 함께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아이들은 막대기 아빠를 따라가며 아빠의 입장이 되어 볼 수도 있다. 아빠는 하루의 많은 시간을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지만, 항상 가족들을 생각하고 보고 싶어 하며 가정이라는 울타리 밖에서 가족들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막대기 아빠가 자신은‘막대기 아빠’라고, 깃발도 나무칼도 가방걸이도 아니라고 외쳤지만, 아무도 막대기 아빠의 말에 귀 기울지 않는 것을 보며,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 아기자기하고 생동감 넘치는 삽화
딱딱하고 멋없는 막대기를 귀엽고 생동감 넘치게 담아냈다. 표정과 몸짓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사람 같고, 막대기 끝에 나뭇잎을 달고 있는 모습도 익살맞다. 주변에 등장하는 개와 달팽이, 고양이 등 동물 친구들도 아기자기해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굵은 펜 선에 선명한 색채를 더한 그림들은 사랑이 가득하고 단란한 막대기 가족의 모습도 잘 담아냈다. 또한 새순이 파릇파릇하게 돋아나는 봄에서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여름과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을 지나,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까지, 막대기 아빠의 모험을 따라 사계절을 여행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